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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2009)
    영화이야기 2009. 7. 19. 00:19
    2년만에 돌아온 해리포터이다. 해리포터가 개봉되면 자연스럽게 극장을 찾게되는데,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이 아이들이 또 훌쩍컸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지난 번 영화의 줄거리가 뭐였지 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두가지 점을 느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언제나 즐겨하고 좋아하지만, 책으론 전혀 읽지 않았기 때문에 순전히 영화만으로 보건대, 점점 영화가 환타지에서 리얼리티로 전환된다는 생각이 든다.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고,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던 모험과 환상의 세계는 이제 더이상 해리포터 연작의 볼거리라 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이 현실이고 자신의 목숨은 물론이고 자신의 세계의 존망이 달린 심각한 위기를 두 어깨에 얹고 고분분투하는 해리를 볼 때면 <블레이드 런너>의 해리슨 포드의 고뇌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덧붙여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외모만큼이나 어릴적의 성품과 꿈과 희망이 사춘기를 넘어서 볼드모트로 상징되는 세상의 모순과 악을 맞닥뜨려 어떻게 공부하고 또 친구들과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자면, 배경만 다를 뿐 2009년 현재의 10대들의 성장과정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유년 시절의 꿈과 환상이 학교나 경쟁이라는 체제안에서 얼마나 지키기도 힘들고, 성장이라는 것이 자신의 본래의 모습과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 될 때의 아픔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바램들이 얼마나 괴리가 있는 지와 닿아있다. 그런 점에서 밉상인 말포이가 쉽게 교장선생님을 해하지 못하고 갈등하던 표정이 떠오른다.

    어쨌든 이번 영화의 다소 지지부진한 전개와 줄거리와 볼거리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을 향한 숨고르기와 그 배경을 다지는 친절한 설명이 아니었나 싶다.  볼드모트의 영생(?)의 비밀을 드디어 알아내게된 해리는 다음편에서 그와 최후의 결전을 앞두게 된다.

    난 다음 번 시리즈의 마지막 두편의 영화도 당연히 볼 것이며, 말포이처럼 자신을 악의 힘에 의지하기 보다는 해리와 그 친구들처럼 악을 향해 소리치고 바꾸고 응징하여 밝은 세계를 만드는 대단원을 응원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과 우리 청소년들이 살아가고 언젠가는 바꾸게될 세상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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