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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
    독후감 2009. 5. 19. 08:49

    사이퍼  "캔자스의 도로시처럼 떠나게 될테니까 캔자스에 고별 인사나 해 두라고..."

    -영화 <매트릭스> 중에서 -

    사실 경제란 것에 문외하고, 경제란 그저 불경기니 호경기니 하는 사이클이 있나 보다했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에 대해선 도무지 관심이 안가는 편에 속했다.

    다만 그저 정치경제학에서 맑스적 이론 구조에만 관심을 가졌었다. 그것도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차에, 인터넷에서 우연찮은 기회에  -내가 입이 닳도록 얘기했던- <시대정신>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처음엔 그저그런 9.11 테러에 대한 음모론이겠거니 했는데, 1편과 2편을 모두 본 바로는 통화시스템 즉 화페발행권에 대한 고발이 그 주된 내용이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사실 가장 열받는 것은 나를 누군가가 속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피부에 와닿는 개인과 개인간의 사기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시스템적으로 나를 비롯한 우리, 그것도 대부분의 구성원을 속이는 짓거리는 언제나 우리들을 피 끓는 분노에 차게 한다. 이를테면 친일청산의 문제, 미국의 역할, 현대사에 대한 전면적 왜곡, 5.18 민중항쟁에 대한 봉인 등등이 그러했다.

    이번에는 경제다 그중에서도 통화시스템에 관한 것이 그런 분노를 끓어오르게 한다. 사실 경제 일반론적인 억압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라기 보단,  앞서 말했던 속임수와 수탈에 대한 분노라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내가 접하는 경제란 사실  엄밀히 말해서 경제전체가 아니라, 통화정책에 기인한 기만과 억압에 대한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그것이 맨큐를 덮고, 김수행을 잠시 옆에 보류하고, <화폐전쟁>, <그림자 정부 - 경제편>,<똑똑한 돈>, <달러의 경제학> 그리고 이번의 <달러>란 책에 천착하고 있는 이유다.

    <시대정신> 이후에 <화폐전쟁>이란 책을 통해서 로스차일드 가로 대변되는 다분히 음모론적 시각을 접했다. 이 책은 음모론적 요소가 많고 중국인 작가 개인의 애국심이 투영된 저작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폐발행권과 이를 둘러싼 중앙은행 설립에 따른 미국 초기 대통령들의 투쟁과 암살, 그리고 실제로 통화정책과 금본위제 파기에 따른 금융수탈 문제 등을 매우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이런 음모론을 지나 접하게 된 책이 <똑똑한 돈>이다. 이 책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원인 분석은, 얼핏 프리드먼 류의 통화주의자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음모론이 없는 깔끔한 교과서 같은 책이다. 다만 이 책은 통화정책과 화폐발행권에 대한 문제점을 적시하면서도 굉장히 수동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즉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석과 고발보다는 이러한 상황하에서 자신의 자산을 지키는 일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는 책이다. 이런 배경에서 수탈당하지 않는 기술적 분석, 이에 필요한 꼭 챙겨봐야할 여러가지 경제 지표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달러의 경제학>은 그린스펀을 위시한 FED의 부채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한 동의반복에 지나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이번에 읽은 이 책 <달러, the web of debt>는 여지껏 경로의 총체라 할 수 있다. - 지금까지의 단계에선.

    책은 <오즈의 마법사>가 어떤 동화였는지에 대한 해석부터 시작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Oz란 온스, 즉 금의 단위다. 이 동화의 비유는 초기 미국사회에 금융정책에 대한 신랄한 패러디였다. 뇌가 없는 허수아비는 정치인을 표현했다거나, 양철인간은 노동자에 대한 비유 등이란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책의 초반은 거의 <화폐전쟁>과 마찬가지로 미국 건국 초기사에 벌어졌던 화폐발행권과 중앙은행 관련한 대통령들의 투쟁과 수난을 다루고 있다. 앞서 읽었던 책들의 모호함을 명쾌함으로 그리고 정론적으로 다시 짚을 수 있어 좋다. 후반기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금융시스템, 즉 FED의 화폐발행 시스템과 그로인한 부채시스템, 그리고 공매도를 시작으로한 파생상품과 헷지펀드에 대한 설명들이 나오면서 이해하기가 좀 어려워지기도 한다.

    이러한 내용 역시도 사실 앞서 소개한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책의 장점은 자세하고, 친절하고 그리고 객관적이라는 데 있다. 고발에 치중해 흥분하거나 선동하는 구석이 없다. 예를들어 <시대정신>과 <화폐전쟁>에서 매우 논쟁적으로 다뤘던 FED의 정체와 화폐발행권에 대해서 설명하는 방법이 다르다.

    앞선 모든 책들이 'FED'가 민간은행의 연합체라는 것을 고발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정부기관인 중앙은행이 민간상업은행이라는 것은 충격적이다. 게다가 화폐발행권을 정부인 미 재무부가 아닌 이 FED가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정부는 돈을 발행할 수 없기 때문에 FED에 채권을 팔아 돈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실만을 가지고 FED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 바로 반론에 부딪힌다. 그것은 바로 FED는 이 채권으로 인한 이자들을 정부에 돌려주고 있기 때문에 FED가 이로인한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본질적으로 공짜로 얻은 채권은 푼돈인 이자 따위가 아닌 마이더스의 손인 '준비금'의 토대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 중점을 두고 고발하는 것은 네가지 정도로 집약된다. 첫째 화폐발행권, 둘째 금본위제, 셋째 부분준비지금율 마지막으로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것이다. 앞서 소개한 책들과 대부분 비슷하지만 이 책에선 특히 '부분준비지급율'을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모순으로 상정한다.  - 참고로 <화폐전쟁>의 경우에는 금본위제를 중요한 대안으로 다루고 있다.

    부분준비지급율은 정부가 발행한 돈(본원통화) 혹은 미국처럼 정부의 채권으로 발행한 돈의 20%정도의 일부분만을 은행이 보유하고 있으면, 얼마든지 나머지 돈을 대출해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대출을 해주고 다시 은행으로 들어온 돈을 또 대출하는 순환을 몇번을 거치면 돈은 뻥튀기가 되고 이는 거의 허공에서 돈을 발행하는 셈이 된다. (예를들어  이것이 바로 금본위제때 부터 내려온 부분지급율의 마술이다.

    그러나 이 책의 더 좋은 점은 대안이다. 단순히 '나는 고발한다'의 차원에서 벗어나 이러한 부채금융시스템을 해체할 대안을 제시한다. 그것이 꼭 완벽한 대안이거나 혁명적인 발상이라서가 아니라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예를들어 금본위제의 약점마저도 극복할 완전준비지급율의 도입이다. 이를통해서 부채에 기반한 통화시스템을 방지하고자 한다. 또한 미국의 경우는 정부가 직접 화폐발행권을 가져 이자나 부채가 없는 통화를 공급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돈이 돈을 낳는 에일리언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노동력과 맞바꿀 수 있는 진정한 교환가치에 기반한 지역화폐 운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어쨌든, 책의 저자가 말하듯이 노란벽돌 길을 따라 Oz의 세계로 들어가고, 또 마녀를 응징하는 도로시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순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보이지 않는 손..화폐정책을 통한 수탈을 없애기 위한 길을 떠나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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