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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영 - 별들의 들판
    독후감 2006. 4. 13. 10:08

    사람들은 5년만에 공지영의 새 소설이 나왔다고 하지만, 봉순이 언니 이후론 아직까지 장편 소설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소설집이라 함은 단편 소설을 묶어 놓은 형식이기 때문에, 연작이라 하더라도 단편은 단편이다.

    공지영은 스토리텔링이 강한 사람 이다. 김윤식에 의해 '후일담 문학'이라는 정의 했듯이 지난 날들을 회상하고, 그때의 삶을 조명하거나, 최근에는 지난 날의 아픔을 현재와 연결 시켜 재조명하는 내용의 소설을 주로 내고 있다.

    따라서 순발력이 있거나, 하나의 굵은 인상을 주거나 하는 단편에서는 그다지 진면목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소설에서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60년대 독일로 건너 간 사람들의 이야기와, 독일 사람들 그리고 민주화 운동과 관련되어 베를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여러 단편을 연작으로 묶어내었다.

    여전히 작가 특유의 감수성과 쉬운 문체로 보는 이에게 신뢰감을 주며,  이야기를 쭉 읽어 연결하여 보면 80년대 학번들의 그 시절과 현재, 그리고 향수와 열정을 되뇌이게 만든다.

    이번에는 여기에 더하여 하나의 르뽀를 보는 듯한 꼼꼼한 취재까지 더해져 그가 밝혀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임수경 방북사건과 관련된 사촌형의 이야기와, 베를린서 기차를 타다 우연히 여권에 동독 스팸트가 찍히게 되어 이산가족의 아픔을 겪게 되는 엄마의 이야기 들이 나오며, 와병중에 "자신을 광주에 묻어달라"는 광주항쟁을 직접 취재했던 위르겐 힌츠페터씨와 만남을 통해 희미해진 광주의 정신을 되새기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이처럼 베를린은 우리 나라와 유사한 역사적 환경에 더불어 우리들의 아픔과 더불어 아직도 그 아픔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그런 인연이 깊은 도시인 것이다.

    분단과 아픔과 희생의 공간에서 그들이 꿈꾸는 공간인 '별들의 들판'은 역시 베를린에 있지 않았다..

     


    별들의 들판 - 8점
    공지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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