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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중: 공공의 적 1-1 (Public Enemy Returns, 2008)
    영화이야기 2008. 11. 10. 00:16
    강철중 그가 돌아왔다. 이번 속편에선 강우석 감독 외 장진 감독이 각본에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기대도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로의 장점이 배가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도가 엷어진 밋밋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

    강우석의 영화 속 메세지 전달 방식은 대부분 단순하고 직설적이다. 그것이 주인공의 대사를 통해서던 아니면 영화 속 설정이던 간에 단 그간 그의 방식은 무식하다기 보단 오히려 과장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장진은 우회적이고 몽상적이다. 그의 메세지는 오히려 주인공 개개인보다는 무대 상황 속에 넣어놓고 그 관계를 비틀어 버리는 방법을 즐긴다.

    강우석이 <한반도>에서 그 특유의 직선적이고 과장된 방식에서 쓴 맛을 보았다면, 장진은 <아들>에서 반전이라는 한방을 먹이기 위해 일방통행을 해서 자기 부정(?)을 했기 때문에 서로 의기투합하거나 혹은 필요에 의한 협업이 이뤄졌다고 분석해 본다면, 이번 <강철중>은 강우석에겐 오히려 박력이 더뎌졌을 뿐이며, 장진에겐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 유머가 자기 색을 잃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는 결과만을 낳았다고 할 수 있다.

    강우석과 장진..그들의 서로 물타기

    강우석의 분신인 '강철중'은 여전히 단순하고, 다혈질이고 자신의 공공의 적이라고 상대를 느끼는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검거가 아닌 상대를 죽이고 말겠다는 특유의 기개까지 포함한다. <공공의 적 1편>에서 이런 강철중의 캐릭터와 정말 공공의 적이었던 이성재의 역은 기가막힌 설정으로 한국판 하드보일드라는 새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공공의 적 2편>에선 강철중의 검사로서의 신분상승이 이런 구도를 무너트렸고, 정준호가 분한 새로운 공공의 적 역시도 각을 세울만큼 공분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서 강우석은 장진을 끌여들이게 된다.

    장진의 분신인 '이원술(정재영)'은 역시 악역이지만 나름대로 유머를 견지하고 있다. 진지해야 할 상황에서 진지하지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심한 유머를 선사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상황과 구조는 전혀 장진스럽지 못하다. 강철중과 공공의 적이라는 강우석의 구도에서 장진 식의 악역은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리게 된다. 강철중은 원편보다 더 막나가지만 공공의 적은 오히려 순화된 느낌이다.

    이번에도 상대를 잘못 만난 팔자 나쁜 강철중

    터미네이터는 1편보다 2편의 킬러로봇이 더욱 강해졌다. 에일리언의 경우는 속편에서 더 많은 에일리언이 나타난다. 강공법이라면 오히려 이런 식의 보다 강력한 적이 등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강우석은 장진의 구도에 강철중을 들여보내는 것이 마땅했다. 예를들면 강철중이 이원술의 조직에 들어가서 위장깡패를 한다던가 하는 식의 변화 말이다.

    그러나 결과는 앞서 지적했듯이 정반대였고 그래서 강철중을 맞이할 새로운 적은 서로 대립할 수가 없었고, 선과악이라는 이분법 속에서 장진 역시 덧칠만 했을 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었다. 이제 강우석의 새로운 영화로 <한반도>이후를 기대하며 장진 역시 <아들>이후를 기약한다. 아마도 강우석-장진의 새로운 영화에 대해선 그렇게 기다려지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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