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람보 4: 라스트 블러드 (Rambo, 2008)
    영화이야기 2008. 11. 9. 18:25
    <람보>는 <록키>와 더불어 20세기 미국 주류 액션영화의 대표적인 배우인 실베스타 스텔론을 이룩한 양대 축이다.

    다만 <록키>가 스포츠를 이용한 우회적인 힘의 상징이었다면 <람보>는 그야말로 총칼을 앞세우고 직접 전쟁터로 뛰어들어가서 미국의 상처받은 자존심을 골라가면서 펴주는 그런 적극적인 대리인이다.

    재미있게도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원작을 이루는 1편들은 훌륭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원편들이 휴머니즘과 인간승리를 진지하고 감동적으로 다룬 것에 비해 속편들은 정치적이고 노골적으로 미국 제일주의로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객들은 마치 참신했던 학생운동가가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회하고 보수적인 정치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는 것과 같이, 순수했던 젊은 날의 록키와 람보에 대한 혹시나 하는 향수와 오히려 변신한 그들에 더 환호하는 그런 기성 우익세력의 이상한 합을 이뤄낸다.


    어쨌거나 스텔론과 곧잘 비교되는 아놀드 슈바제네거 주지사에게 명성을 가져다 준 <코만도>나 <터미네이터>와 록키, 람보 두 캐릭터는 그 차원이 다르다. 스텔론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기를 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그의 밑바닥 인생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했던 그야말로 실제 자신의 삶이고 분신인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캐릭터의 변질은 실베스터 스텔론 그 자신의 변신인 셈이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퍼트리는 일종의 전도이다. 따라서 엄청난 반발과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스텔론은 최근 몇년간 이 두 분신을 세상에 내놓았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록키는 <록키 발보아>를 통해 아직도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스포츠맨십 혹은 챔피언을 그리며 노익장을 그런대로 펼쳤다면, 람보는 여태껏 명분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라고 소리치고 있다. 교회 선교봉사단이 미얀마의 군사정부에 감금되자 람보는 2편의 베트남, 3편의 아프간에서 처럼 신나게 사람들을 처치한다. 이번에 최첨단 CG를 통해 마치 잘만든 FPS 게임마냥 신이났다.

    여튼 람보는 한 여성 선교원에게 감화를 받아 수십년의 방황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마치 국가는 합법적인 최고의 폭력기관이라는 것처럼 람보는 평화롭게도 말이다. 다만 그대로 영화사 속에서 쉬었으면 좋겠는데, 다시 집에서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 제작될 <람보5>편의 관객 중에서 적어도 나처럼 처음의 람보의 피해자 의식을 향수하며 앉아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