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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정신 (Zeitgeist: The Movie, 2007)
    영화이야기 2008. 9. 24. 23:37
    음모론이란 어떤 일련의 사건사고에 배후를 상정하여 그 연관성을 그럴싸하게 엮는 일종의 형이상학이다. 그러나 음모론이 음모론이 아니라면 어떨 것인가? 그 바탕에 보편적인 이성과 증거가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면, 이는 음모론에서 하나의 가설이 된다. 그 어떤 다큐멘터리 보다도 9.11과 금융 엘리트 세력에 대해 강력한 가설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시대정신'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크게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1부는 예수를 중심으로 해석하여 기독교 역시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설파하고 지금의 기독교는 정치세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교세가 커졌다고 주장한다. 두번째 2부는 이와 같은 배경으로 똑같이 배후의 세력이 9.11 테러를 일으켰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세번째 3부에서는 그 세력의 실체를 금융 엘리트 세력이며, 美대통령의 암살, 대공황, FRB의 실체 등을 증거로 들어 논리를 편다.

    이 다큐멘터리는 마이클 무어의 그것과도 다르다. 무어 특유의 드라마틱하고 순발력 넘치는 편집, 유머와는 거리가 멀다. 이쯤되면 무어의 작위적인 퍼포먼스는 악의적으로까지 보인다. <시대정신>은 이성에서 시작하여, 이성으로 끝난다. 검은 화면에서 시작하는 오프닝부터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성경을 패러디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는 배경이미지를 통해 오히려 그 말에 대한 집중력을 높힌다. 편집은 비디오아트처럼 현란해 보이기도 하지만 1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역사적, 실체적인 이미지와 영상을 토대로 삼고 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12월 25일에 처녀 수태로 태어나고, 12명의 제자를 두었으며 죽은 지 3일만에 부활한 것은 예수가 최초가 아니며 고대 이집트의 태양신부터 예수 탄생 전까지 무수한 신화의 주인공들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배경과 근거로써 고대인들의 별자리에 대한 고도의 지식과 해석을 제시한다.

    9.11에 대한 의혹은 지난 <Loose change>와 맥을 같이하고 있지만, 그보다 간결하고 강력하다. 특히 무역센터의 쌍동이 빌딩이 붕괴할 때 비행기와 전혀 충돌하지 않았던 앞에 있던 9번 빌딩도 똑같이 자유낙하 속도로 무너졌다는 사실을 발굴함으로써 9.11 조작설의 새롭고 강력한 증거를 폭로하고 있다.

    이 의혹은 배경은 결국 '돈'에 있으며, 미국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강화를 통해 돈을 벌려는 세력들은 아프간과 이라크에 전쟁을 일으키게 되고, 석유를 통한 달러 강세를 구축을 꾀했다는 것이다. 또한 충격적인 것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는 민간은행이며, 미국 정부는 화폐 발행권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화폐발행권과 금본위제의 유지를 둘러싸고 미 대통령과 이들 세력과의 첨예한 갈등이 있었으며, 이 때문에 링컨, 케네디, 레이건 등의 저격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3부의 내용을 보다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권한다)

    끝으로 다큐멘터리는 세상을 조정하는 돈의 힘, 그리고 그 세력에 대해 폭로하며 우리 인류가 이에 대해 직시하고 사고하고 행동할 때 이러한 보이지 않는 지배로 부터 비로소 해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의혹들이 100% 사실이다, 아니다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부조리와 억압 - 그것이 자본세력이던, 정부던지 - 또 이를 무마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원치않는 장치로부터 - 미디어던, TV던, 스포츠던-  벗어나 세상은 원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세상은 지금보다 분명히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분석과 희망을 제시하는 역할에 주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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