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타인의 삶 (The Lives Of Others, Das Leben Der Anderen, 2006)
    영화이야기 2008. 4. 16. 15:33

    이 영화 <타인의 삶>은 인간을 다룬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주목하는 주제인 '변화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구두쇠 스쿠르지부터 사랑에 감화되는 <이보다 더 좋을수 없다>의 잭 니콜슨, 하다못해 <스타워즈>1편에서 연합군을 결국 도와주게 되는 한 솔로의 변화까지도 약간 삐딱했던 혹은 악했던 사람이 선하게 혹은 정의롭게 변화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좀 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변화를 통해 사회와 제도의 부조리를 파헤치거나, 맞닥뜨린 속에서 좌절과 성취를 그려낼 수 도 있지만, <본 시리즈>의 무용담이나 <어 퓨 굿맨>의 투쟁이 아닌 <타인의 삶>은 잔잔하고 조용한 자기 개인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한편 정보국 도청요원과 감시당했던 작가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인 특유의 정서나 당시 동독의 시대상에 대해 문외한인 나에겐 타인의 삶은 독일인의 삶을 이해하는 것 만큼 아득하기 까지 했으며, 그래서 인지 섬세하고 친절한 서사구조는 다소 지루하거나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사람의 삶은 변화한다. 영화 속에선 "사람은 너무 빨리 적응한다"라는 대사가 있다. 아마 이 영화 당시의 관점으로는 동독에서 사회주의가 오해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공산주의 이상에 대해 긍정하는 당시 왜곡된 경찰국가, 전체국가인 동독에 대해 이것이 곧 사회주의다라고 적응해 버렸다고 극중 작가는 한탄하고 있다.

    진정한 사회주의는 휴머니즘이라는 초기 맑스의 저작들도 있지만, 어쨌든 감시자와 피감시자인 두 주인공은 모두 이상적인 사회주의 체제를 동경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타인의 삶에 개입하게 된다. 감시자는 진정한 사회주의자를 왜곡된 국가시스템에서 보호하려 하고, 작가는 그 고마움을 글로써서 책으로 헌정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대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타인의 인생을 보고 도와줄 뿐 직접 대면하지는 않는 독일인만의. 그들만의 방법으로.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