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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격자 (The chaser, 2008)
    영화이야기 2008. 3. 31. 17:31
    현실은 소설과 다르다. 소설 속의 한니발 랙터의 격마저 없이 현실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믿기지 않는 연쇄살인에 영화를 만들기란 꽤나 어려웠을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추격자>는 <살인의 추억>과 <공공의 적>의 분위기와 캐릭터를 충실하게 따랐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게 우리나라의 과거 그리고 현재의 모습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을 것다고도 할 수 있어 보인다.

    영화는 범인이 명확하게 그것도 첫 장면에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범인을 범인으로 만드는 요소는 그 시대상인 매춘, 경찰 그리고 서울시 망원동 등의 강력한 인상 때문에 그저 한 미친놈의 소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현실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살인의 추억>속 용의자의 모호함이나, <공공의 적>의 기승전결이 뚜렷한 범인에 비해 <추격자>의 범인은 신문에서 봤던 그런 시대가 낳은 사이코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더욱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아마도 쌍권총을 들고 바바리 코트를 날리며 총알이 빗발치는 영화는 우리나라 일 수가 없어, 홍콩느와르가 흥행에 성공했다면, 이젠 이런 엽기적인 연쇄살인이 꼭 우리나라 영화란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 흥행에 성공했다고 비유해 볼 때, 영화적 완성도와 비례해서 단순히 잘만든 영화일 수 만은 없다는 점이 <추격자>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 엄밀한 무게감이다.

    그래서 속편을 제작해달라는 청원이 없는 흥행영화, 그것이 바로<추격자>의 한 단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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