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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회장' 대통령이 탄생하다
    정경사 2008. 2. 25. 09:07


    0시가 지났으니 이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인을 떼고, 드디어 대통령이 된다.
    자녀의 위장취업, 위장전입 또 BBK 의혹들을 산뜻(?)하게 벗어나고, 청계천과 버스공영제를 징검다리로 노무현 정권을 든든한 선거운동원으로 하여 드디어 취임을 하게 된 것이다.

    이제 영락없이 시작된 새정부의 통치 방식과 지향에 대한 전망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맞던 틀리던 앞으로 희망적인 방향과 우려스런 부분을 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으로 여러가지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겠으나, 대부분이 경제적인 발전에 대한 기대와 그 방법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명박 자신도 분명하게 밝혔듯이 앞으로 5년간은 'CEO 대통령'이 되리라 전망한다. 기업을 다루듯이 혹은 기업을 경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효율성과 수월성을 중심으로 이문을 남기는 그런 국가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과연 기업이란 어떤 조직인가? 그리고 CEO, 혹은 오너는 어떤 사람들인가? 기업인 중에는 정주영이나 이건희와 같은 사람들부터 유일한, 문국현과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기업인, 혹은 경영인들은 실제적으로 다양하지 않으며, 정주영, 이건희와 같은 스타일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 역시 그와 같은 주류 경영인에 보다 가까운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나라 기업은 민주적인 곳이 아니다. 그리고 기업은 실적으로 평가를 한다. 그리고 솔직히 노조와 친화적이지 못하며, 사회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존재 이유나 외부적으론 드러내놓고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앞서 말한 우리나라 특유의 '재벌'을 대입하면 추가적으로 공정성이나, 투명성 역시 무시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앞서 말한 명제들이 어긋나기도 한다. 실적이 저조해도 오너의 호불호에 의해 자리가 보전되기도 하고, 노조가 기업 친화적이라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받기도 한다. 물론 그 조직원 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자산이 늘어나고 보다 많은 후생과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오너의 어두운 면에 대해 너그럽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이유와 기가막히게 맞아 떨이지기도 한다.

    새로운 정부는 이해하기에 현재까지 가장 좋은 방편은 바로 이런 특히 우리나라 특유의 대기업 문화를 대입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아무리 민주와 자유를 배우고 그것을 위해 어느정도 행동했던 사람들도 학교를 떠나 생활인으로 취업을 하게 되면, 민주주의를 잊어버리게 된다. 마치 군대와 같은 기업문화에서 민주는 교양이고, 혹은 정치권을 욕하는 취미 일 뿐, 생활은 군사문화적인 계급사회에 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보자면, 군사독재 시대를 지나, 정치민주화 시대를 지나, 경제 민주화로 가는 역사의 진보에서 잠시 경제 민주화가 보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지난 정권하에서 국민들은 건전한 노동, 투명한 경영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기를 비웃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잘 알듯이 투자, 혹은 투기를 통해서 부를 늘리는 것이 손쉽고 또 공공연히 오히려 뻔뻔하게도 그것이 '능력'이라고 명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CEO대통령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정부에선 대기업은 부장, 과장이고 중산층은 말단 직원이고, 서민은 아마 비정규직일 것이다. 시민사회는 노조일 뿐이다. 아마 재벌과 서방세계가 주주일 것이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소위 보수라 하는 한나라당 내부와 뉴라이트 일각에서도 우려(?)를 표명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관점에서 비관적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은 주식회사 아니기 때문에 동시에 희망이 있을 수도 있다. 미운 직원을 부당해고 해도 법적으로 그다지 보호받지 못하지만, 나라의 국민은 저항권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이명박 정부가 출범을 한다. 화두는 '선진화의 원년'이라고 한다. 선진화,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물론 GDP의 수치에도 있겠지만, 사회문화적인 부분이 더 크다. 무자료 거래를 하지 않고,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으며, 부정에 대해선 엄격한 처벌을 가해지는 그런 국가가 선진국이다. 즉 투명성과 공정한 경쟁 그리고 사회 통합이야 말로 그 핵심인 것이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항해에서 선장이 키를 이렇게 저렇게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키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예상할 수 있겠지만, 그 키가 부러지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도록 선원들이 감시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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