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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르게 살자 (2007)
    영화이야기 2008. 2. 18. 18:10

    <바르게 살자>는 제목부터 내용까지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완벽하게 짜인 이야기 각본과 연기 또 이것을 아우르는 연출은 자주 보기 힘든 높은 수준의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생각이다.

    이 영화는 다 아시다시피 장진 감독이 극본을 썼다. 그리고 배우 정재영이 나오니, 미안하게도 라희찬이라는 감독보다 장진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앞선 장진 감독의 영화들이 짜진 내용보다는 순간의 애드립이나 순간의 분위기 그리고 순간순간  그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요소와 상황을 어우르는 엉뚱함으로 관객에게 폭소를 주는 독특함이 있다.

    예를 들면 장진은 어떤 경우는 사투리로 표현되는 내레이션을, 또 어떤 경우는 그보다는 뉴스 화면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갑자기 분위기에 취해 대사를 집어치우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한다.

    물론 요즘 본인이 메가폰을 잡은 <아들>이라던가, 제작한 <박수 칠 때 떠나라>을 보면, 어떤 식으로 지루하게 극을 이끌어가다가 완성된 결말을 보이려 하는 변화가 있었다. 물론 두 영화에선 그 마지막 이야기의 완성이 '반전'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 반전까지의 과정이 지루하기도 하고, 장르를 믹싱한 기법은 어떤 면에선 <지구를 지켜라>의 일관성과 엉뚱함에 비해 힘이 달리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 <바르게 살자>는 제목부터 내용까지 완전한 완성을 이루고 있다. 다시 한번 장진에 대해 기대와 흥분을 일으키는 즐거운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분위기는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 존 트라볼타 주연의 <매드 시티>와 닮아있지만 그렇게 진지하진 않고, 또 페이소스보다는 해피엔딩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전혀 다른 이야기이긴 하다.

    "착하고 성실한 김 씨"가 언젠가부터 신랑감으로, 아버지 감으로 거부당하기 시작하기 즈음, 그 대신에 "여러분 부자 되세요"가 시대정신이 돼버리면서 바르게 사는 것은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처음부터 바르게 사는 것은 물론 나중에라도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바르게 살려는 것 또한 비판받으며 오히려 배신자라고 찍히기까지 하는 세상이다.

    미디어 속에서 이런 '바른 생활자'들은 이미 '인간극장'에서나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시청자에게 향수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괴물'이나 '외계인'이기 마련이고 따라서 대부분 '왕따'이다.

    유기농 채소가 마트에서 환영받는 있는 코너이다. 우리 몸에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무공해 인간'들은 대부분 격리당하고 찍어 눌린다. 우리 사회에 좋기 때문인가? 사회는 몸처럼 정직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절서에 저해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풍자에는 약한 감이 있다. 불의는 구조가 아니라 명확한 개인이라고 한정짓기 때문에 이 영화의 결말은 결국 밝다. 그리고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에 유감이 있다거나 아쉬움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위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여백을 주거나 상념을 만들어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항상 영화를 소개하기 보다는 영화의 감상을 개인적으로만 써내려가는 영화 감상문이긴 해서, 정확한 영화 자체의 분석은 미흡하다.

    세상이 어수선할때는 고지식하거나 바르게 사는 것이 희망일 수 있다. 모두가 오른쪽으로 가는데 왼쪽으로 가란 뜻이 아니다. 모두가 새치기를 할 때 줄을 서는 몇몇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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