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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世界の中心で, 愛をさけぶ: Crying Out Love In The Center Of The World, 2004)
    영화이야기 2008. 2. 11. 00:07

    사랑에는 이별이 있고, 죽음은 그 중 가장 슬프다.
    일본인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은 죽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첫사랑, 그러나 이미 죽은 첫사랑, 그렇지만 늦게라도 그가 남긴 유년시절의 사랑과 추억을 발견해내는 감동을 그려낸 것이 <러브 레터>이고 죽음을 초월한 것 뿐이 아니라, 이별조차 감수한 초현실적 사랑을 그려낸 영화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인연에 대한 영화다. 잊은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던 첫사랑의 추억은 테이프 속의 음성이 되어, 방파제의 바람이 되어, 그리고 태풍이 되어 남아있는 사람을 위로해주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고 독려하고 있다. 오히려 더욱더 현실속에서 떠나간 연인을 잡아두려던 주인공은 비로소 세상의 중심이란 오스트레일리아의 울루루에서 사랑을 이루고 그리고 외치게 된다.

    1970년생인 이들은 8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다. 80년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은 워크맨이다. 지금의 MP3플레이어 처럼 그때의 젊은이들은 CD가 나오기전 카세트테이프를 들고 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워크맨이 있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사쿠타로, 현재의 연인 리츠코, 그리고 첫사랑 아키 이 세명은 모두 워크맨을 듣고 있다. 영화에선 이 워크맨이 이 들의 마음과 사랑을 나타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나열할 수 있을까, 그것도 녹음을 통해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그것이 편지던, 일기던, 보이스펜이던 중요한 것은 마음 일테지만.

    우리는 약속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을까, 친한 사람의 약속이 담긴 워크맨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10여년이 지난 후 태풍 속에서 우연히 다시 떠오른 그 약속을 위해 폭풍을 뚫을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원했던 그리고 같이 가기로 했던 장소를 찾아 그 곳에서 그 사람의 목소리와 당부를 바람 속에서 워크맨을 통해 듣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이들이 모두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굳이 80년대라 워크맨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하등 중요하지 않듯이 그것이 편지이던, mp3이던 중요한 것은 이들의 마음이다.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가 소설이던 영화이던 그리고 너무 동화같다 하더라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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