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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자’는 ‘소유자’와 다르다
    정경사 2008. 1. 6. 00:48

    IMF 환란 이후 전국민이 '경제 전문가'가 되었다 라는 말이 있었다. 경제를 학자와 기업인 그리고 정부에 맡기기엔 시장이 살벌해지고, 사회나 국가가 나 개인을 보살펴주지 못하게 되어 이런 현상이 심화된 바가 크다.

    전국민이 경제 전문가가 된 이후 대한민국은 많이 변화되어 있다. 경제 경제 하더니 급기야 삼성공화국이 되버리더니, 결국엔 현대건설 사장 출신의 이명박이 대통령 당선자가 되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는 경제가 제일인 그런 국가가 되 버린 셈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심화로 인한 비정규직 확산이란 질좋은 일자리의 축소와 이로인한 고용없는 성장, 그리고 중산층의 몰락과 양극화의 심화는 이런 경제 제일주의의 방향이 긍정적인 변화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된다.

    일선 국민들도 정부나 기업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가고 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부를 창출하고 권력을 강화해가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환상과 동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온 국민에게 TV에서 '부자 되세요~' 라는 카피가 전혀 거부감 없이 먹히고 있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를 믿고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의 보상을 받기 보다는 언제 짤릴지 모르는 구조 속에서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민주주의는 회사 조직내에서 완전히 말살당하고, 직장에서 불안한 우리 아버지들이 식당을 내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옆집 영철이네는 아파트 잘 골라서 갑자기 수억대의 이익을 보는 현상은 어쩌면 투기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충분히 바보라 불리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소유자'에서 '투자자'로 변하고 있다. 여기서 소유란 사적소유이냐 공적소유이냐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한 투자를 지칭한다. 투자가 소유를 늘리기 위한 방편이라는 협소한 의미가 아니라 투자를 통한 부, 돈을 추구하는 의미가 타당할 것이다.

    <한겨레21> 689호의 홍기빈 칼럼을 보면 투자자는 자신의 소유물을 시장에 내다 팔았을 때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관점에만 주목한다. 그래서 결국 자신이 소유한 것을 사용하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이 투자한 소유물의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유물을 바꾸거나 변형하는 것도 서슴치 않게 된다. 즉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시장에 팔릴 투자 매력을 위해 대규모의 부서통폐합이나 수천여명의 정리해고 마저도 용인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은 이번에 이명박 당선자를 통해 대한민국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즉 도덕, 민주, 정의 그리고 노동의 가치보다도 자신의 부 즉 부동산, 주식을 늘리기 위해 대한민국의 부서통폐합과 수천만명이 정리해고 되는 일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엔 우리나라 국민은 나라를 사랑하며 4.19, 5.18, 6.10이라는 항쟁의 역사에서 보듯이 독재에서 신자유주의로 넘어간 지금의 상황을 직시할 때 다시한번 경제의 민주주의라는 위대한 선택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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