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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 우리말에 침투한 일본어 문체 분석
    정경사 2007. 10. 9. 15:39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국경일이었는데, 요새는 기념하는 기념일이 되었네요.
    찬 바람 부는 연말에 보여주기 위한 '불우이웃돕기'가 손가락질을 받듯이 무슨무슨 기념일에 기계적인 행사들 역시도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캘린더 식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그날의 기념일을 새기고, 앞으로 더욱 관심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아래 <우리말에 침투한 일본어 문제 분석>은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 넷상에서 퍼진 유명한 글입니다. 한글날은 원래 한글에 대한 기념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종석 선생이 이오덕 선생의 우리말 교본대로 쓰기란 너무 힘들다고 엄살아닌 엄살을 했듯이 아래의 지적을 당장 완벽하게 배제하리란 쉬운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의식적인 글쓰기가 글읽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 한글날을 기념하여 글을 옮겨봅니다.

    물론, 아래 글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펌글] 일본어체 담론에 대한 비판적 분석..<1>

    주로 문법에 대한 정리를 해주고 있습니다. 비교해서 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래 글에서 지적한 말하는 표현 등은 아직도 의의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론]

    가끔씩 우리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문체들을 접하게 된다.

    그 중에 하나로서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미소녀게임에 심취한자들의 집단내에서 통용되는 괴상한 일본번역투인지

    일본식 문체인지.. 여튼 듣도보도 못한 문체를 들 수 있는데..

    나는 그 일본식문체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글에서는 재미를 위하여 [일본어투 강좌] 형식으로 다뤘으나

    실상 내 생각은 이런 어투를 되도록 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초급코스]


    1. 별명, 닉네임부터 바꿔라

    일단 남자일 경우 간단하게 뒤에 '군'자만 붙여도 된다.

    ex) 감자 -> 감자군

    아예 일본 캐릭터 이름으로 바꾸던지

    ex) 코즈에, 아키, 마이, 류타

    가능하다면 여기에다 '군'까지 붙이면 더욱 좋다

    ex) 류타 -> 류타군



    2. 말끝을 흐려라

    초보들은 가볍게 뒤에 몇 자 지우고 .. 을 붙여도 된다.

    하지만 '다는' 이라는 두 글자만 추가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외워두자.

    ex) 친구가 있으면 좋겠..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무려 한달이나 걸렸다는...('무려' 같은 말도 전형적인 일본어투다)




    3. 수시로 의성어, 의태어를 사용하라

    ex) 나는 스타를 꽤 하죠 -> 훗..나는 스타를 꽤 하죠

    안됐네요 -> ..쯧..안됐네요..


    자주 쓰이는 표현 : 훗, 으음, 털썩, 컥, 버럭, 오옷! 꺄~

    (앞에 예문에다가 아무거나 집어넣어보라. 다 된다)



    4. 일본식 한문을 자주 사용하라

    일본어에 자주 쓰이는 한문을 많이 사용하면

    일반사람이 보기에 간단한 문장도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

    어쨌든 보기 싫은건 사실이지만 일본어문체를

    마스터하기 위해선 뭔들 못하랴?


    ex) 비속어가 너무 많다 -> 비속어가 난무 한다
    아주아주 멋진 기타 -> 궁극의 기타
    아주 귀엽다-> 초 귀엽다 (초는 超)






    [중급코스-1]


    1. 간단한 일본어 정도는 외우자


    게시판에 귀여운 강아지 사진이나 미소녀 그림이 있다.

    그럼 당장 리플을 달자


    ex) 카와이, 다이스키, 스고이!


    초급편을 확실하게 익히신 분은 응용도 가능하다.


    ex) 꺄~~~ 카와이♡ , 다이스키♡



    우리나라에선 '힘내자'라는 표현이 그다지 자주쓰이진 않는데

    유독 일본 미소녀들은 힘내는걸 어찌나 좋아하는지

    아주 밥먹듯이 사용한다.


    '저 오늘 운전면허 시험에서 떨어졌어요'

    ex) 다음엔 꼭 붙겠죠.. 기죽지 마시길

    -> 다음엔 꼭 힘내주세요!!


    뭔가 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잊지말고

    '힘내주세요'라고 말하자.




    2. 당신은 이제부터 궁금증에 걸린 환자이다


    신마적과 구마적이 결국 손을 잡아 신구마적이 되었데요.

    ex) 그렇군요 -> 결국 그렇게 되었단 말인가?


    길을 가다가 아주 춤을 잘 추는 사람을 보았다.

    ex) 아주 춤을 잘춘다 -> 저것이 궁극의 춤이란 말인가?


    뭐든지 물어라.

    그냥 써도 될걸 괜히 뒤에다 '~인가?', '~것 인가요?' 를

    붙여서 물어라.

    특히 '~것 인가요?'하는 표현이 더욱 고급표현이란걸 잊지말자.

    우리나라엔 전혀없는 일본에서 직수입된 표현이기 때문이다.


    ex) 이제 나는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인가?

    -> 이제 나는 노래를 불러야한다...라는 것 인가요?'




    3. 중얼중얼 혼잣말해라


    앞에서 배운 '궁금증 걸린 환자'기술을

    적절히 병행해야만 느낌이 팍팍 산다.


    ex) 이제 집에가야 되겠네요

    -> 이제 집에가야되는 것인가요? 에휴.. 가기 싫은데
    집에가면 공부도 해야되고..;;;


    ex) 간달프가 엘프족이 되었다는군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 간달프가 엘프의 일족이 되었다...라는 건가요?

    ...아..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혼란스러워진다..


    간단한 내용을 남에게 전달할때에도

    남에게 말하는 것 처럼 하지말고 자기 자신에게

    혼잣말하듯 중얼중얼거리자.



    4. 북치고 장구쳐라


    혼자 중얼거리기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면

    한 단계 더 나아가 장구까지 쳐야된다.

    썰렁한 얘기를 했다고 하자.

    남이 자신에게 보복을 하기전에 자신이 두드리고 패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이때 필요한 기술은 ( ) 괄호가 되겠는데 아주 자주쓰이니

    괄호사용을 마스터하자.


    ex) 개가 고양이가 되었데요

    -> 개가 고양이가 되었...(퍽)


    자기가 얘기하고 자기가 먼저 반응하자.

    ex) 저는 공부를 아주 좋아해요

    -> 저는 공부가 아주 좋다는..(그럴리가 없잖아!!)

    -> 저는 공부가 아주 좋다는..(먼산)


    앞에서 괄호는 아주 자주쓰인다고 했는데 응용해보겠다.

    문장에 왠지 심심해 보인다든지 할때

    괄호를 한 번 활용해보자.


    ex) 인형 참 이쁘다.. 사고 싶네

    -> 오옷!! 저 인형 정말 카와이하네 (가지고 싶어요!!)


    ex) 저 사람 자꾸 오락만하네. 여기서 살려고 하나..

    -> 저 사람 자꾸 오락만하는군 (여기서 살생각이냐!!!)


    왜 손아프게 안써도 되는 괄호를 쓰느냐고 묻지마라.

    나도 잘 모르겠다.




    5. 남말 하듯이


    자신의 행동을 마치 제3자가 한 듯 묘사한다.


    ex) 오늘 라면을 먹었습니다 -> 오늘 라면을 먹었다죠

    집에 종일 혼자있었어요 -> 집에 종일 혼자였다죠





    6. 이것 그것 저것


    이 세 단어를 잘 활용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ex) 미소년 사진입니다 -> 이것이 미소년

    ex) 이게 그 책이네 -> 이것이 그 책이란 말인가?


    '이게, 이거'와 같은 말 대신 '이것'으로 통일한다.






    [중급코스-2]



    1. 말더듬


    앞서 배운 문장들을 좀더 화려하게 꾸밀 수 있는 기술이다.


    ex) 이것이 진정한 남자!! -> 이..이것이 진정한 남자인가!!

    당신은 천재입니까? -> 처...천재...?

    우와 멋있다 -> 머..머...멋져


    놀랄만한 일이 있으면 무조건 더듬어야 된다.


    '헉 무뇌충이잖아(털썩)'

    '허어어어어억....무....무뇌충이잖아..;;;(패닉상태)'





    2. 반말


    가끔씩 끝에 '~냐'자로 끝나는 반말을 하자.

    특히 중얼중얼 혼잣말할때 괄호안에 '~냐'로 끝나는

    반말을 쓴다면 당신은 이미 초보티는 100% 벗었다고 볼 수 있다.

    주로 자책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이 기술을 활용하면

    '북치고 장구치기' 느낌이 팍팍산다.


    ex) 시간이 되면 가겠는데 사실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 시..시간이 없어서..;;;; (실은 가기 싫은거냐!!)




    3. 우리는 말흐리기 위해 태어난 사람


    말을 흐리거나 추측성 말투들은

    글 내용까지 흐물흐물해지는 결과를 낳고 말지만

    신경쓰면 안된다.

    멀쩡하게 보이는 문장도 우리는 결코 정상적으로

    끝을 맺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문장끝에 '다'자가 나오면 미쳐버릴 것만 같다.

    흐리고 흐리고 흐려서 또 흐리자!


    전편에는 '~다는'이라는 아주 기본적이고 단편적인

    기술을 소개 했지만 이제 더욱 심화된 기술을 소개하겠다.

    언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기술을 개발했는지는 몰라도

    아주 놀랄 정도로 화려한 기술이 펼쳐진다.


    ex) 오늘 버스를 탔습니다

    -> 오늘 버스를 탔.......


    다른 기교부리지 말고 일단 원래 있는거 부터

    없애는 연습을 하자.



    ex) 나는 밥을 먹었다

    -> 나는 밥을 먹었....(응?)




    뒤에 (응?)이 왜 있는지 묻지마라.

    고수님들이 자주 쓰시더라.

    우리는 말없이 배워야할 뿐이다.




    ex) 그냥 더블파이어를 쓸걸 괜히 파워업을 썼다

    -> 결국 파워업을 써버린.... 더블파이어를 쓸 것을..


    순서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자.



    ex) 사실은 그거 전부 나쁜 짓이잖아요

    -> 모두 나쁜 짓. 그것이 진실.


    명사를 이용하여 문장을 끝내는 기술되겠다.

    문장구조 자체를 통째로 뒤섞어야 때문에

    좀 까다로운 기술이다.



    ex) 이게 정말 고양이에요?

    -> 이게 정말 고양이?

    -> 이게 정말 고...고양이...??(캬아아악)


    문장을 즉석에서 꾸며서 더욱 완벽한 문장을

    만드는 것도 잊지 말고 하는게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




    ex) 이러다 죽는건 아닐까요

    -> 이러다 죽는건 아닌지..... (중수)

    -> 이러다 죽는건 아닌가 하는....... (고수)




    ex) 이거 푸는데 한 시간이나 걸렸어요

    -> 이거 푸는데 한 시간이나 걸린.....


    이유없다. 흐리자.





    4. 방법적 회의


    궁금증에 걸린환자 + 말흐리기

    이 두 가지 기술이 절묘하게 조화된

    중급기술의 꽃이라고 불릴만한 대작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다소 철학적인 기술이다.



    ex) 저 사람은 계속 게임만 했어요

    -> 저 사람은 계속 게임만 한듯.......


    우리에게 명확한 사실은 없다.

    단지 추측만 할 수 있을뿐, 모든 사실이 의심스럽다.

    데카르트의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

    회의하라!



    ex) 말이 좀 심하시네요

    -> 말이 좀 심한 것 같은...


    이상한 사람들이네요

    -> 이상한 사람들인 것 같은...


    심한지 안심한지, 이상한지 안이상한지 잘 모르겠다.

    일단 회의하자.

    회의하면 할 수록 자꾸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확실해진다.

    이건 애교고..



    ex) 이거 참 맛있네요

    -> 이건 참 맛있는 것 같은...


    바로 위의 문장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실수가 숨어있다.

    '~것 같다'라는건 추측을 나타낼때 사용하는데

    이런 표현은 명확한 사실에서 쓰면 안된다.

    '나는 배고파요'를

    '나는 배고픈 것 같아요'라고 한다면

    어딘가 이상하지 않은가?

    자기 감정이 어떤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나?

    말흐리기 + 어색한 표현

    이중강타 기술이니 말흐리기의 제왕이 되고

    싶은 분은 반드시 외워야 한다.



    ex) 귀신에 쓰였나요?

    -> 귀..귀신에 쓰인걸지도...;;


    아마 집에 간 것 같은데요

    -> 아마 집에 간걸지도.......


    '~일지도' 다음엔 보통 '모르겠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모르겠다'라는 표현을 과감히 없애버려 눈치채기 힘들지만

    이 기술도 일종의 회의론이다.



    그 밖에
    이런것도 있죠..

    '밥이나, 라면이나 아무거라도 좋으니 먹고싶다'
    -> '밥이라든가, 라면이라든가 아무거라도 좋으니 먹고싶다' (とか의영향)

    '거기가면 초밥같은 거 있더라'
    -> '거기가면 초밥이라던지 있더라' (어색한..-_- 이것도 とか의영향)

    '너 같은애한텐 안질거다'
    -> '너 따위에게는 지지않는다.'
    (따위라는말도 어색해서 자주안쓰는데. なんか,なんて의 영향이 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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