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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망스런 장관 내정자의 '위장전입'
    정경사 2007. 9. 18. 18:11
    오늘 오전에 한국일보 단독기사에서 이규용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고, 청와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내정했다고 보도했다.

    이규용 차관, 자녀 학교관련 3차례 위장전입 - 한국일보 2007년 9월 18일자

    이 사건은 '위장전입'가 핵심키워드이다. 인터넷으로 치자면 일종의 '태그'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위장전입 태그를 클릭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다.

    盧대통령 PD연합회 연설문 전문 - 뷰스앤뉴스, 2007년 8월 31일자

    위장전입 관련해 PD연합회 축사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태그가된 이유로 아래의 내용이 있다.

    또 "음주운전 하나만 있어도 위장전입 한 건만 있어도 장관이 안된다"며 "이런 수준을 넘어가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절대 못 간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건수 등을 빗대서 지적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시 태그의 결과를 과거로 더 따라가보면, 이명박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李 "위장전입 자녀교육 때문…국민께 죄송" - 한국경제, 2007년 6월 16일자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자녀들의 입학시점과 주소지 이전 시점이 동일한 것으로 미뤄 교육문제 때문에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이로써 부동산투기 의혹은 해소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더 과거로 가보면 위장전입 문제로 총리에서 낙마한 장상 씨의 기사도 있다.

    장상총리 지명자, 투기열풍 79~88년 5차례 주소이전 - 동아일보, 2002년 7월 30일자

    물론 사족을 부치자면 장상의 경우는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전입이긴 하다.

    여기까지 키워드를 따라 사건들을 살펴보면 아주 간단하다. 위장전입은 현행법 위반이며, 특히 고위 공직자에겐 결격 사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현재 이규용 차관이라는 환경장관 내정자의 '위장전입'으로 가면서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다. 어쨌든 사건 발단의 주인공은 인사권을 행사하는 청와대이며, 거기에 영향 받는 두 축은 위장전입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명박의 한나라당과 경선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통합신당이다.

    청와대의 이런 인사에 대해 이명박을 물먹이기 위한 정치 9단 노무현 대통령의 고단수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위장전입'에도 불구하고 그저 인사권을 행사하려는 작태일 수도 있다. 청와대에선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단순한 인사권행사라고 못을 박았고, 한나라쪽에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어쨌든 그쪽에선 어느쪽이던 이 사건이 커지는 것은 불리할 테니깐.

    조금 싱거운 결론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쪽이던 다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아무리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라고 하더라도, 법 위반사항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인사행태는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후보를 엿먹이기 위한 정치9단의 수라고 하더라도, 이규용 개인을 볼모 혹은 희생양으로 하는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정치인도 아닌 이규용 차관과 그러한 밑거래가 있었으리라 생각지는 않는다. 평소 관료와 정부의 관계를 보더라도 그것은 억측인거 같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봐도 인사권자에게 실망스럽긴 또 마찬가지이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더니, 딱 그  꼴이다. 여기서 아주 좋게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찾기로 한다면, 위장전입한 사람이 거대 야당의 대통령후보가 되고, 수백억의 회사 돈을 비자금으로 써도 집행유예를 받고, 사모펀드가 수조원의 차익을 챙겨도 이를 취소하는 소송조차 재기하지 않고, 이래저래 끼리끼리처럼 정부의 인사 실망스러운 것을 봤을 때 이번 선거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커넥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후보, 지도자가 누구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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