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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피투게더?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각종감상문 2007. 9. 17. 00:32
    사회적 증거의 영향력은 우리가 우리와 비슷한 사람의 행동을 관찰할 때 그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Festinger, 1954.)
    최근의 TV광고에서 우리와 비슷한 평범한 사람들의 증언이 갑작스레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214p.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그콘서트의 코너 중에 '집중토론'이라는 것이 있다. 100분 토론을 패러디한 것인데, 이 코너에서 인상적인 것은 상대 패널을 몰아부치기 위해 동원하는 '억지'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조기유학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데, 상대방이 어떤 의견을 피력한다고 치면, "1 더하기 1이 뭐냐?"하고 묻는다. 그러면 상대방이 "2요"라고 반사적으로 대답하게 된다. 그때 질문을 했던 패널은 득의양양하게 몰아친다. 바로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라고..


    이 코너에선 전혀 성격이 다른 문제와 답을 끌어와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하는 어거지를 통해 웃음을 선사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질문은 우리 사회에서 깊이 고민해봐야할 만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원래의 뜻대로 풀이하면 '그걸 알면서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은 '고의'이다. 과실이나 무지에 의해서 빚어지는 일이 아니라, 악의를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아니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것이 더 지나치면 적반하장 까지 이르게 된다.

    사설이 길었는데, 최근 기업의 경향은 지속가능한 경영이다. 여러가지 부분이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가 이미지 메이킹이다.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어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서 기업의 사회 책임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이것이 기업의 전략 전술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진한 화장이나, 혹은 가면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거짓말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들의 기업을 소개하면서 보여주는 인간미, 삶, 가족애 등이 전혀 그 기업이 하는 본래의 행태와는 벗어나 있는 경우는 '고의'로 가면을 썼다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당위만 있고 실제가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 그런 행위를 광고를 통해 하고 있다.

    노조도 없으며, 회사가 어려우면 정리해고를 먼저 꺼내고,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로 하여금 세법을 피해나가고,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가지고 있는 기업이 우리들에게 TV를 통해 보여주는 일련의 따뜻하고, 아름답고, 눈물이 나는 광고 시리즈를 보면서 딱 한마디가 하고 싶어졌다.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라고..

    [Flash]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01557220070912214221&skinNu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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