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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라 걸스 (フラガ-ル: Hula Girls, 2006)
    영화이야기 2007. 8. 29. 22:38
    이상일 감독의 <훌라걸스>를 보는 순간 두가지 정도의 영화가 떠올랐다. 탄광이 배경이라는 점에서 <브레스드 오프>란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가 났고, 헌신적인 선생님이 나온다는 점에서 <빌리 엘리어트>가 연상이 되었다. 영화 자체도 두 영화가 주었던 감동 못지 않게 괜찮았다는 느낌이다.

    사양사업에 접어드는 탄광촌은 우울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브레스드 오프>에서도 익히 보아왔고, 훌라 댄서를 뽑는 전단지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모습도 <스윙걸스>에서 낮익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새로운 점은 히라야마 선생님이다. 솔직하고 강단있는 그의 모습은 독특했으며 동시에 실제 인물이라는 점에서 감명이 깊은 인물이었다.

    저물어가는 탄광촌은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광부들의 슬픈 모습과, 대규모의 정리해고로 인한 강렬한 반감 속에서 재빨리 광산업을 버리고 새로운 유흥산업에 뛰어드는 동료들과의 마찰로 인해 힘겹다. 광부들의 삶도 고단하고 그들의 딸들의 생활 역시 고달프다.

    어쨌든 변화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광부들의 딸, 그리고 젊은이들은 결코 주저앉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은 결과를 감추고 콩고물을 나눠주는 속임수라 하더라도 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곳에 최고의 실력을 가졌으니 삶에 쪼들린 어머니의 부채을 떠앉고 쫓기듯이 이 탄광촌으로 찾아온 히라야마 선생은 그들에게 희망을 주게된다.

    하지만, 오히려 희망을 갖고 이 척박한 땅에서 자신의 생애를 다 바칠 수 있게 되는 것은 히라야마 선생쪽이다. 그들의 지속되는 삶이 과연 실제에선 어떠하였는지는 알길이 없지만, 행복이나 사랑이 순간이라는 것이 꼭 허위의식이 아니라면, 이들처럼 밝고 리듬있는 춤 속에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일은 보람있는 일일 것이다.

    관객의 환호와 그래도 서글픈 눈물이 흐르는 것은 그것을 알고 있는 그들의 숙명과 성숙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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