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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My Son, 2007)
    영화이야기 2007. 7. 25. 18:01
    순전히 장진이라는 이름 때문에 본 영화다.

    20대 시절 갓난 사내아이도 있었던 한 사내가 강도 살인으로 인해 무기수로 15년을 복역하다가 하루의 외출을 얻어서 아들을 만나러 가고 아들을 만나고 오는 이야기이다.

    이 정도의 이야기를 알고 보게 된 <아들>은 결론부터 말하면 그동안의 감독의 영화들을 볼 때는 일종의 일탈과 같은 영화이다. 오히려 기러기 씬은 장진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통할 수 있는 일종의 서비스라고 한다면, 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 상에선 필요없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장진스러운 영화일지도 모른다. 몇 안되는 장소와 등장인물마다 제각각 쏟아지는 방백은 가장 연극적인 분위기가 묻어나온다. 어쨌든 감독도 이젠 조금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싶다. 내가 항상 장진 감독의 영화를 보고 하는 말이지만, 영화의 시나리오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감독은 자기가 아는 범위에서 (그것이 정확히 경험을 뜻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글을 쓴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어설픈 취재나 상상보다는 자기가 완전히 파악하는 지점에서 살을 붙이는 이야기와 유머야 말로 이 감독의 가장 천재적인 면모라고 생각해왔다.

    그런 점에서 좋게 말하자면, 아들이나 아버지나 모두 전형을 벗어났다는 점에선 평가할만 하지만 반대로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현실감이 없는 캐릭터였다는 생각이 든다. 차승원의 이미지나 류덕환의 이미지는 그 전의 영화와 다를바가 없었으며, 김지영의 뛰어난 연기조차 그 힘을 발휘한 시간을 전혀 찾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차승원과 동행한 교도관이나 남자친구의 아버지를 바라보던 여학생의 눈빛 정도가 와닿는 부분이었다.

    감히 감독의 머리 속을 추측해보자면, 아마도 이 영화가 시작하게 된 것은 오프닝씬에 나오는 아버지와 갓난아이가 맞잡은 손때문이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 촉감이야 말로 이 영화가 표현해 내고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끝에 반전은 아마도 이런 부분에서 볼 때 이미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 보면, 정작 아들이던 딸이던 중요하진 않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이 맞잡은 손, 그 감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 대 사람으로 진심이 통하는 순간과 마음을 여는 진실함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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