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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최장집
    독후감 2007. 1. 5. 00:20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10점
    최장집 지음/후마니타스


    이 책은 저자가 밝혔듯이 국가와 시민사회의 논의를 통해 민주정부를 활성화하고 능력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에서 씌여진 책이다.

    현재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정권의 시대에도 노동자의 삶은 각박하고 관료나 재벌 보수정치권 등 기득권 세력의 발호는 여전하고 오히려 지난 독재시대를 그리워하는 움직임마저 생기고, 해마다 선거에는 투표율이 나날이 떨어지는 등 국민의 탈정치화가 가속되고 있다. 그것이 정치에 대한 환멸이든, 무관심이든.

    제목처럼 이와같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저자는 해방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보수적이고 냉전적인 권위주의 시대의 기원과 그 과정을 살펴보고 아울러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로 나눠 진단하고 있다.

    책에선 과거 독재시대를 설명할 때 특히 박정희 시대에 있어서의 효율성과 국가주의의 명암을 굉장히 객관적으로 그리고 정치학의 관점에서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마치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를 읽었던 때 처럼 조금은 불편한 감정도 들었다.

    어쨌든 87년에 이뤄낸 우리나라의 민주화 이후 과도기적이었던 김영삼 정부를 거쳐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넘어오면서 현재까지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의 핵심은 책에서는 이렇게 파악하고 있다. 즉 민주주의 정권은 민주주의 세력의 핵심 주체였던 운동권과 노동자들에 대한 참여와 정책적 반영을 전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이와 같은 민주주의 운영에 대한 허약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면에서 민주화가 되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민주화의 대상이 되는 사회,경제적 민주화가 되지 못한 점으로는 행정관료제에 대한 개혁이 없었다는 점과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재벌에게 계속 그 주도적 역할을 위임한 것이 관료와 재벌이라는 보수엘리트의 기득권을 계속 보장, 강화하는 원인이 되었으며 이는 민주정부의 인사들 역시 보수 엘리트의 한 축이라는 점을 반증한다 할 것이다.

    게다가 신자유주의라는 미명하에 정부의 권위와 국가의 개입을 죄악시 하는 현상을 민주정권은 관료의 입김과 재벌의 권력에 휘둘려 더욱 민주화의 실행과제를 놓치고 있는 것이며, 오히려 이에 대해 노동자 서민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하는 민주정권들은 행태는 오히려 이를 공고화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 되었다. 특히 노무현 정권에 들어와서 더욱 두드러지는 포괄정책이란 자신을 선출한 세력의 이익을 반하고 오히려 보수세력에 대한 이해를 구하려는 정치공학적 태도는 여기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정치를 둘러싼 규칙과 제도들이 민주화되었다 하더라도 과거 독재시대의 유산들인 냉전주의, 관행, 군사주의, 경제제일주의, 그리고 반민족적 행위 그리고 그 인적자원들은 자동적으로 민주화가 될리는 만무하다. 이런 점에 대한 유기때문에 소위 민주정권이 무능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한국정치와 사회가 지니고 있는 원인을 지역주의라 말하고 모든 정치 모순의 원인이 그에 있다고 상정하고 이를 위해서 소위 '대연정'까지 제시하는 태도는 현실의 사회갈등과 그 개혁에 대해 고개를 돌리는 잘못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투표자의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는 정당과 정부의 출현이 절실하다. 그 동안 모든 민주정부들은 개혁이라는 말을 드높혔지만 이들이 진정으로 사회, 경제의 개혁을 시도해본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더 필요한게 현실이다.

    민중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어있지 않는 현재 보수엘리트로 구성되어 있는 여당이 아닌 진정으로 민중과 노동과 교육에 대한 진보적 정책을 가지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여기서 생기는 갈등에 대해 강력한 정치 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부분으로 민주화를 확대할 수 있는 그런 세력의 정치화와 정당, 그리고 집권을 이룰 수 있는 그런 민주주의가 도래하기 위해 우리는 더욱더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진정한 민주정부를 아직 세워보지 못한 비극때문에 정치에 대해 환멸과 무관심을 하기에는 이르다. 이 책을 통해서 얻은 정치와 민주 그리고 우리의 사명감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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