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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2006)
    영화이야기 2006. 12. 11. 23:53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는 1798년에 실패로 끝난 아일랜드 봉기에 나섰다 연인을 잃은 한 청년의 슬픈 이야기를 그린 시라고 한다. 이 영화의 첫장면에서 단지 영어가 아닌 아일랜드의 언어인 게일어로 대답을 고집했다는 이유만으로 영국군에게 잔인하게 학살된 청년의 장례식장에서 한 여인이 구슬프게 이 시를 노래한다.

    영화는 20세기 초반 7세기에 걸쳐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의 독립항쟁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동족간의 대립과 그 비극에 대해 그리고 있다. 촉망받는 의대생은 주인공 데미엔은 친구의 죽음마저 애써 외면하고 런던행 기차에 오르려다 영국군의 횡포를 다시 목격하고 그 길로 고향마을로 돌아와 메스 대신 총을 잡는다.

    아일랜드의 독립항쟁사를 잘은 모르지만 영화에서는 크게 세가지 비극적 상황이 있다. 첫째는 영국군의 잔인한 진압으로 인한 마을 청년의 억울한 죽음이오, 둘째는 독립항쟁 간에 지주의 이간에 빠져 동료를 밀고한 청년에 대한 처형이고, 마지막으로는 마이클 콜린스를 위시한 자치주 협약에 대한 독립군 간의 번목의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주인공의 죽음이다.

    같이 독립투쟁의 한 길에 섰던 형과 아우 데미엔은 북아일랜드 지방을 제외하고 영연방에 속해 영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해야 하는 자치권에 대해서 다른 노선을 걷게 된다. 자신의 손으로 처형했던 옛동지의 피를 묻힌 데미엔은 이러한 반쪽짜리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자주의 문제 뿐만 아니라 민족 내부의 모순까지도 혁명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데미엔의 존재는 자치권에 동의하고 실용과 개량을 주창하던 형에게는 제거의 대상이 된다. 형은 눈물을 머금고 동생의 처형을 집행하고 동생의 주검에 흐느낀다.

    나중에는 형이 따르던 협약 찬성자였던 마이클 콜린스는 암살을 당하게 되니 이 비극은 아일랜드 독립사에 있어서 위에서 부터 아래까지 민족 전체에게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는 완전 독립을 원했던 데미엔의 노선인 데벨레러는 1949년 영연방에서 탈퇴해 아일랜드의 완전한 독립을 이루게 된다.

    영화는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똑같이 겪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고 그 만큼 이해와 슬픔의 깊이가 동조(同調)된다. 함께 민족해방을 위해 싸우다가 해방 이후 미군정 시대에 뜻이 갈렸던 민족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번목이나, 우리 독립투사를 가두고 고문했던 서대문형무소에서 해방이 되었건만 다시 우익을 탈을 쓴 민족반역자 친일부역자들이 또 다시 민족의 통일을 위해 애쓰던 독립투사들을 가두고 탄압했던 것이 떠올랐다. 물론 우리의 비극은 민족계열과 사회주의 계열의 번목 조차도 아닌 친일파세력이라는 반통일 식민세력의 일방적 탄압이었으니 오히려 더 통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시 中

    그녀를 향한 오래된 사랑
    나의 새로운 사랑은 아일랜드를 생각하네
    산골짜기의 미풍이 금빛 보리를 흔들 때
    분노에 찬 말들로 우리를 묶은 인연을 끊기는 힘들었지
    그러나 우리를 묶은 침략의 족쇄는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네 그래서 난 말했지
    이른 새벽 내가 찾은 산골짜기 그곳으로 부드러운
    미풍이 불어와 황금빛 보리를 흔들어 놓았네

    The old for her
    The new that made me think on Ireland dearly
    ‘Twas hard for mournful words to frame
    to break the ties that bound us,
    ah but harder still to bear the shame
    of foreign chains around us.
    And so I said : the mountain glen
    I’ll seek at morning early
    And join the brave united men
    While soft winds shake the barley
    And shook the golden barley

    -ROBERT DWYER JOY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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