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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단 앤 트루디 (When Brendan Met Trudy, 2000)
    영화이야기 2006. 12. 11. 13:24
    이 영화의 원제는 <When Brendan Met Trudy>이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이 제목은 <When Harry met Sally>와 같다. 제목이 같은 만큼 <브랜단 앤 트루디>도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와 둘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영화지만, 내용만큼은 두 영화가 많이 틀리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가 각자 개성은 있지만 사랑과 우정사이를 혼돈하는 남녀의 디테일한 감정 묘사에 중심을 두었고, 특히 당시 맥라이언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역할이 부각된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캐릭터가 사랑을 매개로 해서 서로 닮아가는 그런 과정을 선보이고 있고 게다가 여자주인공은 사랑스럽거나 귀엽다기보다는 엽기적인 범죄자이다.

    브랜단은 교사이다. 교회에서 성가대도 열심히 나가는 모범적인 인간이다. 취미로써 영화에 광적인 정도로 빠져있는 정도이다. 지루하고 따분한 인생에서 멋진 연애를 꿈꾸는 그런 평범한 청년이다. 영화에 너무 빠져있고, 수많은 영화를 보다보면 실제 인생에서 많은 데자뷰가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브랜단은 연애를 할 때도 일상생활의 모험을 할 때도 존웨인의 영화나 이태리 영화같은 데서 비슷한 상황, 심지어 대사까지 적시적소에 할 정도이다.

    이런 요소가 복합되어 브랜단은 투루디라는 묘한 분위기의 여자를 쉽게 받아들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심지어 트루디가 밤이슬을 맞고 다니는 도둑이라 해도 말이다. 시쳇말로 남자는 여자잘 만나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 트루디는 그 이상이다. 현실적 잣대를 잠시 보류하고 볼 때 트루디야 말로 브랜단에서 영감을 주고 실천에 이르게 하는 신명을 유발하는 그런 존재이다.

    처음에는 트루디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것 같이 보이지만, 나중에 가면 오히려 물들였던 트루디보다 브랜단의 인생은 활기차게 되고, 영화와 실제 인생의 경계선을 넘어선 브랜단이 주도한 첫 범죄에서도 트루디가 자발적으로 검거되어 홀로 감옥에서 형을 살게 된다.

    아마 이 영화는 브랜단의 마음 속에서 내재된 이상형을 끄집어 내어 자신을 고무하는 그런 성장영화 혹은 바램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어쨌든 끊이지 않는 유모와 엽기적인 상황이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유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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