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띠리띠리
    각종감상문 2006. 11. 3. 00:56
    TV는 담배처럼 자신이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수동적인 시간보내기라고 <몰입의 즐거움>에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진지하게 충고를 했지만, 목요일 저녁은 TV를 많이 보는 편이다. 나름대로 주 5일제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관계로 예전보다 목요일 술자리나 약속이 많아진 탓이 있어서 그런지 목요일은 특히나 시간 보내기가 맹숭해졌다고 변명을 해보지만 사실은 목요일날 밤에 재미있는 TV프로그램이 꽤나 많은 편이다.

    좋게 말하면 강박증이 없는 삶의 태도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뭐 쇼파에 비스듬이 누워서 리모콘을 만지작 거리는 게으름이 팽배한 라이프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다.

    괜히 웃으면서 우연히 거울보다가 미간에 주름짓는 표정같은 말이 길어졌다. 다시 목요일과 텔레비젼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우선 9시쯤에는 뉴스를 조금 보다가 10시쯤에는 드라마를 보기도 한다. 요즘같이 수,목 드라마에 끌리는 게 없을 때는 이 시간은 다른 소일을 하거나 한다. 몇개월전 SBS에서 한 <연예시대>와 같은 드라마가 있었을 때는 죽 이어가기도 했다만.

    11시쯤에는 12시 조금 넘어하는 MBC의 <100분 토론>을 보기 위한 징검다리 시간인데, 보통 KBS2TV의 <해피투게더 프렌즈>나 SBS의 <웃찾사> 둘 중에 한편을 보게 되는데, 얼마전 부터 <웃찾사>로 채널이 고정되었다. 이유는 2가지 코너에 아주 매료된 때문인데 그 첫째는 <띠리띠리>이고 둘째는 <강대욱>이다.



    이 코메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타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과 비교가 많이들 되고 있는데, 요즘은 방송3사의 개그 프로그램이 어느정도 균형이 맞고 있어서 그런 논쟁은 조금 수그러지는 추세이다. 다만 웃찾사의 특징은 재미있던 재미가 없던 코너 간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 있고, 자의던 타의던 타 프로그램에 비해 스타의존도가 더 약하기도 하다.

    띠리띠리는 <지구를 지켜라>라는 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한 의상과 엉뚱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런 코너이다. 한때는 개인기가 개그맨의 주된 능력이 되었지만, 사실 개그맨은 연기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에서 띠리띠리는 발성도 좋고 동작도 좋고 표정도 참 좋다.

    특히 3살적 부터 웃음을 잃었다는 자기 소개처럼 되도록 웃지 않는 표정으로 남을 웃기는 그 개그맨의 연기는 한마디로 굉장히 유쾌하다. 각종 소품으로 등장하는 여자친구에 대한 소개에 폭소가 터지지만 그 아이디어 내기까지 노력과 재치는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좀 어수룩한 주인공에 비해 날씬하고 몸도 길죽한 친구 띠띠리 디띠까지 나오면 그야말로 웃음의 협연이 된다.

    두번째 강대욱은 마치 일본 만화를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발성도 <슬램덩크>에나 어울릴 법한 진지한 톤인데, 코치와 강대욱의 표정과 분장 그리고 만화적 발상은 신선한 느낌이 든다. 강해보이니깐 '강대욱'이란다. 좀 억지스럽지만 기발하단 생각도 든다. 요즘 추세대로 빠르고 쉴새없는 대사를 선보이지만 상황에 어울리는 효과음이나 배경음악도 돋보이는 것 같다. 조금 썰렁하다 싶으면 여지없이 등장하는 강대욱의 서브 100번은 아니 웃을 수 없을 만큼 일품이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