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호텔 르완다 (Hotel Rwanda, 2004)
    영화이야기 2006. 9. 25. 01:44
    같은 날에 이 영화를 보기전에 본 영화가 <세인트 앤 솔저>라는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였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고, 다른점은 먼저 본 영화는 미국영화이고, <호텔 르완다>는 캐나다, 영국,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작의 비미국영화라는 점이다.

    실제 이야기를 가지고 만드는 영화는 그만큼 무게감이 있다. 물론 실제 그 상황을 겪거나 그 배경이 되는 역사적 지식을 알고 영화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들어 최근 SBS의 <연개소문>에서 연개소문이 김유신의 집 하인 비슷한 처지에서 훗날 고구려를 지배한 대막리지가 되었다는 설정은 삼국시대의 역사를 아는 우리들에겐 너무나 드라마틱한 상업적 상상력이라 황당한 감정까지 들기도 한다. 그 역사적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논픽션 영화를 통해서 그 당시의 시대와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의미로써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20세기 중반의 르완다라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벌어진 종족간의 내전에서 비롯된 이야기이다.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르완다는 벨기에의 종족간 분열정책을 통한 지배가 지속되다가 독립 후 후투와 툿시라는 두 부족간의 번목과 갈등이 폭발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무관심 속에 민간인 대량학살이라는 끔찍한 인류사의 한 비극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인구 800만인 르완다에서 100일만에 인구의 10%인 100만이 학살되었다니 차마 상상하기 힘든 학살이다.

    이 영화를 통해 르완다의 최고급 호텔의 지배인으로서 자신의 일에 열심이고, 아내와 자식들을 사랑하는 평범한 폴이라는 사람이 내전이라는 파국에서 고통받는 이웃과 고아들을 1200여명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이들을 무사히 살려낸 믿을 수 없는 사랑을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이타주의를 실현한 진정한 의미에서 영웅적 행동을 볼 수 있다.

    <크래쉬>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던 돈 치틀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평범한 시민에서 자기의 가정과 이웃 그리고 무자비한 학살에 고통받는 민중을 대변하고 보호하는 과정을 섬세하고 리얼한 연기는 대단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을 정도다.

    이 영화를 통해 역사적 현실적으로 여러가지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연상되었다. 6.25 전쟁 당시의 민간인 학살사건, 광주항쟁 당시 미국의 행동, UN평화유지군의 활동이나 현재 이라크 파병 등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6.25 전쟁 당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과 전세계의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국, 러시아, 일본과 밀접한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었다면, 르완다, 소말리아 등의 국가들은 강대국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적기 때문에 무관심했던 이런 세계 질서는 정말 두가지 모두 비합리적이고 반인륜적인 것이다.

    영화에서 기자는 말한다. 자신이 오늘 찍은 학살의 장면을 TV를 통해 시청하는 다른 국가들의 국민들은 "어머 세상에 저런일이!"하는 반응 후에 즐거운 식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50년대 TV를 통해 서구인들은 우리 6.25전쟁에 대해 어떻게 느꼈을까?, 월남전은? 그리고 광주민중항쟁은? 우리들은 걸프전쟁이나,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보며, 코소보 사태를 보며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냉혹한 세계 질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주인공 폴은 강대국들에게 준엄한 꾸짖음이나 전세계 민중들에게 반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당당하게 자신들의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구해줄 사람도, 우리를 위해 나서줄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를 도울것은 우리 자신밖에 없습니다."

    이 메세지만으로 우리에게 냉혹한 국제 질서와 아울러 진정한 세계 정신, 인류애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