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이름들의 사전적 정의

글을 쓸 때 그 주제를 환기시킬 때 많이 사용하는 것이 '사전적 정의'이다. 이를테면 사랑이란 무엇을까, 사랑의 사전적 정의는 0000인데.. 라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사전을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의미로 분화되고 혼재되어 있는 개념을 기준이 되는 명확한 뜻을 찾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각 신문사들의 사전적 의미를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했다. 실제 자신들이 내걸은 이름에 걸맞는 행보와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각자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이다.

아쉬운 점은 실제로 이름을 짓게 된 이유나 내부적 자료를 알 수가 없어 순전히 인터넷 검색과 내 개인적 추측으로 구성된 것이다.

동아일보
동아[東亞] <명사> 동쪽 아시아. 곧 중국·일본·한국을 포함하는 지역. <동의어> 동아시아.

동아란 이름의 뜻은 '동아세아'란 뜻이다. 소위 극동이라는 말로도 많이 쓰인다. 서구 중심의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를 신문의 이름으로 지은 것이 생각된다. 동아신문사에서는  "한국 민족이 발전해 독립을 쟁취하려면 동아시아를 무대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동아’란 명칭이 채택하였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영어사전을 찾아봤을 때는 '동아(東亞) East Asia;【극동】the Far East '라는 풀이를 하는데 사전 하단의 예시가 재미있다.

[사전] He is a reporter for the Dong-A Ilbo. : 그는 동아일보의 기자이다기자

[사전] East-Asian;Far Eastern : 동아의동아

조금 이상하다. 사전의 뜻풀이는 east-asia로 해놓고 예문은 Dong-A가 나오다니. 영한 사전이나 철저히 한국에 최적화 시켰다고 하기엔 뭔가 PPL광고 냄새가 난다. 참고로 사전은 네이버의 영어사전을 사용하였는데, 야후의 사전에는 위와 같은 예문은 없다.

조선일보
조선[朝鮮] <명사> ≪역사≫ ① 상고 때부터 써 내려오던 우리 나라 이름. <참고> 고조선(古朝鮮). ② 근세조선.

조선(朝鮮)이란 이름은 우리민족 최초의 국가명이며, 당시 국가명인 조선의 이름이다. 국가명으로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그 나라의 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로 유추할 수 있다. 54년 우리나라 최초 상업지를 표방하며 등장한 한국일보의 이름도 같은 맥락이라 할 것이다.
참고로 '신문명 진보주의'라는 조선일보의 창간취지는 총독부의 문화통치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앙일보
[中央] <명사> ① 한가운데가 되는 중요한 곳.
② 지방에 상대하여 중앙 정부가 있는 서울을 일컫는 말. <반의어> 지방(地方)②.
③ 중추적 기관.

65년 당시 삼성의 이병철이 창간한 중앙일보는 동양 라디오와 TBC(동양방송)까지 통합 운영하면서  신문-라디오-텔레비전의 3대매체를 모두 가지고 있는 최초의 언론사의 일원이었다. 삼성의 일등주의를 생각해 볼때 사전적 뜻 그대로 최고의 신문이 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문명을 '일등신문', '최고신문'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일테니..

경향신문
경향[京鄕] <명사> 서울과 시골. ¶ ～ 각지/～ 각처.

경향(傾向)아닌 경향(京鄕)이었다. 1906년 프랑스 신부 플로리안 드망쥬가 창간한 주간 경향신문의 제호를 계승해 46년 창간한 경향신문은 서울과 시골을 아우른 '전국'의 의미로 사료된다.

국민일보 · 세계일보
국민[國民] <명사> 나라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 곧,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
세계[世界] <명사> ① 지구상의 모든 나라. 또는 인류 사회 전체.

두 신문다 종교재단에서 창간한 신문이다. 세계일보는 통일교에서 창간했는데 아마도 애국과 통일을 강조하는 설립자 문선명처럼 국내보단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지은 이름일까, 그냥 추측해본다. 국민일보의 원래 이름은 배달신문이다. 보수우익적 성향이 강한 한국 개신교이기 때문에 민족, 국민 등의 이름을 선호하지 않았나 싶다.

한겨레신문
(‘큰 겨레’라는 뜻으로) 우리 겨레를 일컫는 말. <동의어> 한민족(漢民族). 한족(韓族).

87 유월항쟁이 창간의 배경이 된 한겨레 신문은 우리민족을 뜻하는 제호다. 특이한 점은 거의 신문사명 중 거의 유일한 한글명이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