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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1 선거와 정치공학
    정경사 2006. 6. 2. 09:24
    오월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선거가 끝이 났다.

    이번은 이전 선거에 비해 떠들석하지도 않고 오히려 이미 결정난 결과 때문인지 내내 차분하고 침울한 마지막날이었다.

    고건 전총리가 그랬던가 "한나라당의 압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패배였다"라고.. 나 역시 침통하다는 마음이 들은 것은 여당의 완벽한 패배때문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전국을 파랗게 물들인 압승때문이었다.

    모든 시험과 선택에는 결과가 나온 뒤에 여러 말들이 나오는 법이다. 재미있는 드라마나 월드컵 축구 같은 것을 보느라 시험을 망쳤다는 학창시절 말처럼 반성 혹은 핑계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대부분 야당에 대한 신뢰때문이 아니라 여당의 무능과 오만에 대한 실망으로 고정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나 역시 동의하는 바이다.

    지역통합론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열린우리당이 결국 영남개혁세력의 패권주의자는 아니였을까 하는 의구심에서부터 민주당이라는 정치집단과 별개로 봐야할 호남이라는 지역을 단순히 지역감정의 한축으로만 규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든다. 호남을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약자로 상징되는 개혁과 진보의 터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하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애써 이번 선택은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은 아니라고 발빠르게 선을 그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번 참패는 여당과 정권에 대한 실망의 메세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선거를 어제 100분 토론에서 한 패널이 말했듯이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매우 간단하고 정확한 진단이 나온다.

    선거연합과 통치연합의 대상이 달라질 때 지지자와 중도파의 이탈이 발생한다 라는 것이다. 선거 때는 호남과 충청 그리고 서민과 민주 개혁세력을 연합으로 삼아 대선에 승리한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후 통치 할 때는 선거 때와 배치되는 신자유주의 노선을 택하고 영남과 중도보수를 통치 대상연합으로 급선회하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노무현 개인의 캐릭터에 기인해 일련의 정치행태를 이해하려 했던 것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런 정치 이론으로 해석을 해보니 명쾌하기는 하나 인간적인 면에서 더 실망스러워지는 것 같다. 어쩌면 그 역시 합리적 정치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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