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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출 (April Snow, 2005)
    영화이야기 2006. 4. 13. 17:12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의 세번째 장편영화가 외출이다.

    화양연화의 소재를 홍상수의 어법을 빌려 허진호 특유의 감성으로 그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이뤄지지 않았던 사랑에 반해서 다음 영화는 아름다운 사랑이 이루어지는 그런 영화를 기대한다고 썼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가 된 것 같다.

    앞선 두 영화에 조목조목 비교하거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연작 시리즈도 아닐 뿐더러 감독 말대로 외출이었나 보다 한다. 여튼 전작과 비교해 아쉬운 점 하나만 얘기하자면 한석규-심은하, 유지태-이영애 임에도 불구하고 허진호의 영화였던 것이 배용준에 이르러 배용준의 영화가 되버린 느낌이다.

    이 두사람의 사랑에 있어서는 불륜인 연인의 각 상대 배우자인 남녀는 뼈 속 깊이 배신감을 느껴 복수의 기분으로 서로를 이용하거나 동병상련의 동질감을 공유하거나 하는 것 보다 서로 소심한 성격이 문제다.

    가끔 사랑하는 사이에서 감정의 소통이나 오해를 푸는 데에 있어서 자기 자신이 생각할 때는 아주 간단한 말이나 표현으로 해결될 일이 많다고 느낄 때가 있다. 소심하거나 자존심이 쎄거나 해서 자기 속에도 없는 말을 내뱉거나 상대방에게 고백을 하지 못한다거나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드는 기분은 마치 "내 맘 속에 버튼 같은 데 있는데 이것만 누르면 해결되는 데 당신은 이 버튼이 안보인단 말인가" 하는 것이다. 소심한 사람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이 둘에게 4월에 내린 눈이란 기상 이변에서 이런 버튼을 발견한 양 다시 만나서 사랑을 이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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