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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연예인들에겐 '존칭'을 안쓸까?
    정경사 2006. 4. 13. 17:03

    신문기사를 읽어보면 정치면, 사회면, 문화면 어느 곳의 기사던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호칭은 특별한 직함이 없는 경우는 성또는 이름에 존칭의 접미사인 '씨'를 부친다. 특히 사회면의 사건사고에 나오는 피의자들에게도 김모씨, 강모씨와 같이 존칭을 생략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예면이나 스포츠면은 어떤가? 우리들이 알고 있다 시피 영화배우나 야구, 축구선수의 직업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보통 어떤 존칭도 없이 이름이 바로 나온다. 아래의 예를 보자.

    트로트 가수 송대관, 태진아가 '옥경이'와 '순이'를 찾는다....송대관 태진아는 " '옥경이', '순이'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각별하다. 무대에 설 때마다 이 두 곡을 불렀는데... (10월 22일자 모  연예뉴스)

    승리의 여신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양팔을 들어올렸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영표의 판정승을 선언했다. 맨유는 이날 홈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따야 했다. 그러나 동점골을 허용함으로써 첼시와의 승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랬으니 ...(10월 23일자 모 스포츠지)

    예를 든 위의 뉴스외에도 대부분의 종합지, 스포츠지, 연예전문지 등 대부분 방송인이나 배우, 운동선수에 대해서는 존칭을 생략하고 있다. 위와 대비하여 최근 한 신문의 사회면 사건 기사를 보자.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교회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혐의로 31살 김 모 씨를 구속하고 공범 48살 이 모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10월 23일자 모 일간지)

    흉악한 사건을 저지른 피의자의 경우에도 위처럼 존칭을 부친다. 이는 죄나 신분을 떠나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한다는 대원칙에 따라 언론의 바람직한 보도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럼 왜 연예인에겐 존칭을 생략하는 것일까? 우선 그 이유를 모언론의 기사 지침서를 통해 알아보자.

    이름 뒤에 붙이는 호칭의 문제
    신분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며 전문직업은 직함을 사용.

    일반인 ... 김씨는 이씨에게 박씨 등을 만나지 말라고 요청하면서...
    전문직 ... 허 변호사, 박 의원, 김 총장, 오 교수,
    .
    .
    체육, 연예기사에 등장하는 운동선수, 연예인은 존칭 생략하는 경우 많다.

    위에서 보듯이 운동선수, 연예인에 대해서는 그저 존칭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만 써있다. 단 연예,스포츠면을 제외한 사회면 등에 연예인 관련 기사에는 '씨'를 붙인다. 이를테면 연예인이 형사 민사등의 사건으로 사회면에 등장할 때가 그렇다. 물론 위의 대전제처럼 직업에 직함을 전혀 사용하지 않지는 않는다. 영화배우 안성기 라던가, 이승엽 선수라던가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나 보통은 제일 처음 인용한 기사처럼 존칭을 다른 직업군에 비해 말그대로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위의 기사 작성법이나 아는 기자를 통해서도 명쾌한 해답을 들을 수 없었다. 단 추측컨데 일종의 직업에 대한 오래된 편견과 차별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엘리트의식이 강한 신문기자에게 연예인이란 직업은 소위 '딴따라'로 인식되어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 운동선수에 대한 편견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사실 두 직업군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사회적인 위치가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언론사의 잣대는 이제는 그 기원도 모르는체 그냥 시대에 뒤떨어진 일종의 인권 차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예전에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으로, 간호원을 간호사로, 군대에서 인사계를 행정보급관으로 바꿨을 때 처음에는 얼마나 어색했던가..또 스포츠의 경우에도 '박주영이 헤드트릭을 기록했습니다'를 '박주영 씨가 헤드트릭을 기록..'이라고 쓴다면 무척 어색할 것 같기도 하다.

    언어와 사고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잘못된 호칭과 언어관습은 고치는 것이 옳고 처음의 어색함보다 고침으로써 얻어지는 그 의의가 무척 큰 것이다. 사실 관습이란 것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호칭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더더욱 언론이 앞장서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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