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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에서 '사냥'의 의미각종감상문 2024. 5. 10. 16:06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인류학 관점으로 기존 채식에서 250만 년 부터 시작된 사냥 즉 육식으로 전환하는 원인과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강연에서는 영양적인 면 외에도 양육, 공동체, 소통 등 소위 인간다움이 발현되는 진화론적 관점을 주로 설명하고 있지만, 저탄고지 식이를 하고 있는 입장에선 영양과 건강의 시각에서 봤을 때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250만 년 전 사냥이 시작되면서 고기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소의 폭발적인 증가가 미친 영향이 놀라웠다. 실제로 수렵 채취 시기엔 평균 160cm에 지나지 않던 인류의 키가 육식을 하게 되면서 190cm 가까이 커졌다고 한다. 결국 기원전 1만년 전부터 인류가 농업혁명을 통해 쌀이나 밀 같은 한정적인 곡물을 대량으로 섭취하게 되기 전 기간 동안 인간은 다량의 고기를 중심으로 채집으로 얻는 다양한 채소류와 약간의 과일로 구성된 탄수화물을 소량 섭취했던 시기, 이때가 뇌의 용량도 신장도 압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 강연에 추가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2장에서 농업혁명이 “인류 최대의 사기 사건”이라고 한 주장과도 맥을 같이한다. 유발 하라리는 1만년 전 빙하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곡물이 가져다주는 짧은 효용이 장기적으론 몇몇 곡물이 주요 식량이 되면서 영양 불균형이 발생했으며 특히 육류 섭취의 경우도 수렵이 아닌 가축을 키우면서 각종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그외 제도적, 사회적 분쟁과 계급 분화, 장기간 노동으로 인한 자유의 박탈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현대에 와서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그동안은 몰랐던 농업 즉 곡물이 인류에게 주는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
바야흐로 탄수화물, 채식의 시대는 끝나가고 유병장수라는 모순적 마케팅으로 사기(?) 연장 프로젝트를 멀리해야 할 시기다.
우리가 밀을 길들인 것이 아니다. 밀이 우리를 길들였다.
저자 유발 하라리는 농업혁명을 거대한 사기라고 규정하며, 사피엔스가 빠진 '함정'이라고까지 칭했다. 농업혁명으로 인구압이 발생하여 폭증한 인구와 그 인구가 요구하는 인구 부양력 때문에 농업을 멈출 수가 없게 되었고 그것이 동물이나 지구를 병들게 할 뿐더러 인류에게도 그다지 유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새로운 농경지를 지을 때마다 기존에 살고 있던 동식물은 쫓겨나거나 몰살 당했다. 그리고 그 땅 위에 사는 인간도 농경지, 집, 가축에 얽매이게 되었고 자연스레 온갖 병균과 분뇨를 끼고 살게 되었다. 수렵 채집인 시절에는 먹을 것이 떨어지거나 주변이 오염되면 훌훌 털고 떠나면 되었던데 비해서 농업을 시작한 이후로는 그런 자유가 줄어들었다. 자연히 전염병이 널리 퍼지고, 사람들 사이의 분쟁도 증가했다.
많은 사회가 수렵 채집사회에서 농경 사회로 변화하면서 특정 작물(밀, 쌀, 옥수수 등)만을 섭취한 결과 사피엔스는 영양 불균형 또는 영양 실조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에 시달리게 되었다. 또한 본격적으로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 분화 등 큰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농업혁명을 통해 사피엔스가 획득한 가장 혁신적인 점은 농업을 통한 식량생산을 통해 큰 인구 부양력을 얻어 호모 사피엔스의 개체 수가 폭증하게 된 것. 또한 양, 염소, 돼지, 닭, 당나귀, 소, 말 같은 가축의 사육 방식을 터득함으로써 그들을 이용하여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었고, 가축을 통해 일정한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농업의 발달로 잉여 생산물이 생기면서, 소수의 엘리트인 왕, 정부관료, 사제, 예술가 등 식량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인구가 발생하게 되었고 이는 기술과 문화의 발달에 이바지하였다. 농업생산과 관련한 기록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기원전 3000년 전 경 수메르에서 쓰기 체제가 발명된 이래 문자의 발달은 다양한 정보를 기록하고 전승하는 또 하나의 커다란 혁신이 되었다.
나무위키 요약https://www.youtube.com/watch?v=jcsiSfXsb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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