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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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시간소소한 낙서 2011. 6. 15. 08:38
양계장의 스물네시간 불을 켜놓으면 닭은 낮과 밤을 혼돈하여 달걀을 더 낳는다고 한다. 우리에게 시간이라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저녁 8시는 그야말로 초저녁이다. 그렇지만 지방이나 시골에서 8시는 저녁이 아닌 밤이다. 시계의 시침은 똑같은 8시지만 이러한 차이는 조명과 같은 빛의 강도 때문이다. 내 체력이나 시계보다 밤을 느끼는 아늑한 기분은 빛이 있고 없음에 크게 좌우된다. 거리에 비치는 네온사인이나 큰 건물 가로등에서 비치는 빛들은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하고 계속 소비하게 만드는 양계장의 불빛과 같다. 이런 빛이 없으면 하늘이 더욱 까맣게 보이고, 별들이 가깝고 반짝이게 보이는 것 모두 결국 휴식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몸이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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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취와 연탄가스소소한 낙서 2011. 6. 15. 08:38
몇년전부터 느끼는 것은 머리가 잘 안돌아간다는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나이 때문일까, 아니면 머리를 잘 안 써 버릇해서 일까. 어쨌든 사고력이나 기억력이 확실히 나빠진 것은 틀림없다. 머리 속에서 무언가 기름이 칠해진 듯 술술 뿜어져 나오는 그런 기분을 느껴본지도 오래되었다. 다시 그 원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것은 얼마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디지털 치매'라는 현상이다. 확실히 '디지털치매'는 기억능력을 감퇴하는 요소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확정하기엔 뭔가 석연치가 않다. 생리적으로는 뉴런이란 뇌세포내 물질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담배를 많이 피워 더욱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설득력이 높아갈 즈음 이것으로 원인을 단정짓고 만족하기에는 또 뭔가가 부족했다. 사실 공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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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소소한 낙서 2011. 6. 15. 01:43
봄날은 간다 손로원 작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며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 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배철수 진행의 에서 정금화가 나와 부르다. 봄날이 의미하는 바는 대부분 자신의 삶의 긍정적인 부분일 거다. 아직 봄이 아닌 계절이지만 여름이 오기도 전에 봄을 보냄을 서러워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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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서 비정규직을 안 쓰는 이유는"소소한 낙서 2011. 6. 15. 01:42
- 왜 비정규직이 사회문제화됐다고 보나. "다급하니깐 비정규직을 쓰고 있다. 금액 100%를 원청으로 받은 것은 하도급으로 내려갈수록 혈연·지연·연줄에 의해 넘겨진다. 그리고 하도급으로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금액은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돈도 안생기고 지식도 생기지 않는다. 이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결국 제3세계국 노동자나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밖에 없다." - 비정규직화의 가장 큰 폐해는 무엇이라고 보나. "비정규직이 많아짐에 따라 우리사회는 문맹국가로 가고 있다. 비정규직은 지식의 무덤이다. 비정규직은 말은 통하지만 공부할 기회가 없어 지식이 통하지 않는다. 소득이 작으면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것을 못하면 문맹이나 다름없게 된다. 만약 미래에 중국어, 영어가 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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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원주의소소한 낙서 2011. 6. 15. 01:42
맑스주의는 첫째로, 관념론에 대항하였고, 다음으로는 환원주의적이거나 비변증법적인, 즉 관조적인 유물론과 기계적인 유물론에 대항하였다. 만족스러운 '유물론적' 설명이나 관념론에 의해서 특히 주목된 중요한 문제에 대한 비판을 정리하려는 시도는 실제적으로 '환원주의'를 피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이 때의 환원은 철학을 과학으로, 사회나 정신을 자연으로, 보편자를 특수자로, 이론을 경험으로, 인간의식을 사회구조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Tom Bottomore 외, 마르크스 사상사전 405쪽, 하버드 대학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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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택배소소한 낙서 2011. 6. 15. 01:41
인터넷에서 책을 살때면 주로 영등포역 뒷편에 있는 편의점 택배로 주문을 한다. 회사로 주문을 하면 가져올 때 조금 무겁기도 하고 주말에도 책을 받을 수 있어서 주로 편의점을 이용한다. 오늘도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려서 주문한 책을 받았다. 편의점에서 책을 찾을 때는 이름을 말하고 신분증을 확인한 다음 수령자 확인 사인을 하게되어있다. 이름 뭐뭐 수령자와 관계는 본인..오늘 편의점 직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려고 했더니 됐다고 한다. 누군지 안다고 사인하고 가져가라고 한다. 김애란은 에서 몇달을 이용하던 편의점의 직원에게 급한 일로 자기집 열쇠를 맡기려 했지만, 누군지 몰라했다는 현대 도시를 파편처럼 살고 있는 인간관계의 단절과 소외를 표현했지만 나는 다행히 그렇지 않은 듯했다. 노파심에서 말이지만, 김애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