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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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Like You Know It All, 2008)영화이야기 2009. 7. 2. 13:11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독님, 그런 영화 왜 만드세요?" 홍상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통해서 그동안 보여줬던 균형이나 경계를 허무는 듯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철저하게 모호해지기로 작정한 듯이 영화를 찍었다. 홍상수는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구경남(김태우)이 자기 자신의 분신임을 숨기지 않는다. 구경남은 극중에서 나름 인지도 있는 영화감독이지만 비주류이다. 그는 마치 주변에서 실제로 들을법한 감독 홍상수에 대한 평가와 비아냥을 영화 속에서 맞닥들인다 '그런 영화를 왜 찍으세요?'라는. 무기력해보였던 구경남이 한껏 목청을 높혀 항변을 하지만 그다지 확신에 차있지도 않거니와 뾰족한 답을 낼 생각도 없어 보인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홍상수는 자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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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전 (劇場前: Tale Of Cinema,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6:56
극장전 한동안 영양제도 먹었건만 만성 피로와 기억력 감퇴에 시달리는 요즘.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을 보고나서 몇 달만에 머리 속에서 감상을 끄집어내 보며 몇 자 끄적여 본다. 이젠 레파터리처럼 되버린 홍상수의 '일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다. 영화 역시도 현실적 감각을 둔 상상력의 발현이라고 한다면, 일상에서 있을 법한, 아니 실제로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이런 일상적인 소재를 독특한 영화 표현 기법으로 다뤄내는 것이 홍상수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극장전은 전반부의 영화장면과 후반부의 현실의 두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가만 보면 영화나 현실이나 그리 같지도 틀리지도 않다. 다만 극장의 스크린 막에 투영되는 필름에서 보다 그 스크린을 밖에 있는 우리 현실에선 가끔은 영화보다 감정이 격정적이 되..